형사변호사 상소 포기와 판결 확정
박현동
qwer@qw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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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15
상소 포기는 상소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버리는 것이다. 피고인이 서면으로 법원에 내면 되고, 구속 중이라면 교정 시설을 통해 낼 수 있다. 포기한 뒤에는 다시 상소할 수 없고, 다른 사유를 들어 포기를 취소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포기는 신중한 판단 뒤에 해야 한다.
상소를 포기할 때 가장 먼저 볼 것은 검사의 태도다. 피고인이 포기해도 검사가 상소하면 사건은 확정되지 않고 상급심으로 간다. 검사가 구형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되었다고 보면 상소할 가능성이 있다. 피고인만 포기하고 검사가 상소하면, 피고인은 상소심에서 방어만 할 수 있고 자기 쪽의 불복 사유는 내세울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검사의 상소 여부가 드러나는 기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뒤에 포기할지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검사가 상소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그때 포기해 확정시키거나, 그냥 기간을 보내 확정시킨다. 서둘러 포기하는 것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처럼 빨리 확정되는 것이 유리한 사정이 있을 때다.
확정이 빨라서 유리한 경우가 있다. 집행유예가 선고되었다면 확정되어야 유예 기간이 시작되고, 그 기간이 지나야 형의 효력이 사라진다. 벌금형은 확정되어야 납부가 가능하고, 납부를 마쳐야 사건이 정리된다. 직장이나 자격의 문제로 사건의 종결을 서류로 보여 주어야 하는 사정이 있다면 확정 시점이 빠른 것이 낫다.
반대로 실형이 선고된 경우에는 확정의 의미가 다르다. 구속되어 있다면 확정과 함께 미결 구금에서 형의 집행으로 바뀌고, 교정 시설 안의 처우가 달라진다. 구속되지 않은 상태라면 확정 뒤 검사의 집행 지휘로 수감이 시작된다. 신변을 정리할 시간을 어떻게 가질지가 포기의 시점과 얽힌다.
상소 기간 안에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상소하지 않으면 판결은 그 기간이 끝나는 날에 확정된다. 이 기간은 법에서 정해져 있고 선고일 다음 날부터 계산된다. 기간의 마지막 날이 휴일이면 그다음 날까지로 늘어난다. 확정일은 집행유예 기간과 형의 실효 기간의 출발점이 되므로 정확히 알아 두어야 한다.
상소를 한 뒤에 마음이 바뀌면 취하할 수 있다. 취하는 상소심의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가능하고, 취하하면 원래의 판결이 확정된다. 다만 검사도 상소한 상태라면 피고인이 취하해도 사건은 계속된다. 상소를 일단 제기해 두고 기록을 검토한 뒤 취하를 정하는 방식이 쓰이기도 한다.
포기나 취하의 서면은 피고인 본인의 뜻이어야 한다. 변호인이 대신 낼 수는 있지만 피고인의 명시한 뜻에 반해서는 할 수 없다. 구속 중인 피고인이 가족의 권유로 급히 포기서를 쓰는 일이 있는데, 그 뒤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다. 포기 전에 변호인과 상의할 시간을 갖는 것이 안전하다.
공범이 있는 사건에서는 다른 공범의 상소도 영향을 준다. 자신은 포기했는데 공범이 상소해 상소심에서 사실관계가 다르게 인정되면, 자신의 확정된 판결과 어긋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 공범의 태도를 확인하고 함께 결정하는 것이 좋다.
형사변호사는 선고 직후 당사자에게 세 가지를 설명한다. 상소했을 때 바뀔 수 있는 범위와 전망, 확정이 빨라질 때와 늦어질 때 각각 달라지는 생활상의 영향, 그리고 검사의 상소 가능성이다. 이 세 가지를 놓고 기간을 모두 쓸지, 중간에 포기할지, 상소할지를 함께 정한다. 결정은 당사자가 하되 그 결과를 미리 알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확정 뒤에는 그 사실을 서류로 확인할 수 있다. 법원에서 판결 확정 증명을 발급받을 수 있고, 집행유예나 벌금 납부의 사정을 직장이나 기관에 설명해야 할 때 쓰인다. 확정 증명은 재심이나 형의 실효를 다룰 때도 기준이 되므로 보관해 둔다.
상소 포기는 다툼을 끝내는 결정이자 그 뒤의 일정을 정하는 결정이다. 서두를 이유와 기다릴 이유를 나란히 놓고 보면 어느 쪽이 자신의 사정에 맞는지 드러난다.